여주 신륵사 다층석탑(驪州 神勒寺 多層石塔)은 보물 제225호로 소재지는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길 73이다.
신륵사 대웅전 앞에 세워진 다층석탑으로 우선 그 구성이 특이하고 또한 흰 대리석을 재료로 사용하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단부를 2층으로 구성하고 그 위에 여러 층의 탑신부가 얹혀 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구조는 통일신라시대나 고려시대의 일반적인 석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부적인 구성에서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바닥돌 위로 높은 괴임턱을 돋우고 연꽃잎 무늬(복련문)를 둘렀으며, 옆면에는 안에 고사리순 모양의 새김장식이 있는 납작하고 길다란 무늬곽이 있다. 이러한 바닥돌의 꾸밈새는 돌이란 재질이 갖는 무게감을 느끼지 않도록 처리한 목공예적인 기법으로, 이미 고려시대 말기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다.
바닥돌 위에 놓여진 매우 얕은 아랫기단은 벽면의 모서리마다 중간에 구슬띠 장식을 하고 연꽃을 상하대칭으로 조각한 기둥을 새겨놓았으며, 4면에는 물결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그 위로는 위아래로 받침굽이 나 있고 양련과 복련이 장식된 두터운 덮개돌이 놓여 있다. 윗층기단의 벽면에는 용, 연꽃, 물결, 구름무늬 등의 장식이 세련된 솜씨로 섬세하고 화려하게 장식되고, 모서리에는 아랫기단과 같이 연꽃 장식의 기둥이 새겨져 있다. 덮개돌 또한 아랫기단과 거의 비슷한데 턱이 진 아랫굽에는 양련이 마련되어 있으나 윗면에는 받침턱도 두지 않고 평평하게 마감되었다.
현재 8층만 남아있는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을 차례로 얹었는데, 각 층의 몸돌 네 모서리에는 기둥만 새겨져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지붕돌은 두께가 얇고 각 층의 너비가 거의 비슷하여 탑신이 길쭉하게 솟은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대개 탑의 층수는 홀수를 이루며 짝수를 이루는 경우는 2층 또는 10층의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석탑도 원래는 8층이 아니라 9층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탑의 꼭대기를 장식하는 상륜부는 대부분 없어지고 지금은 철제 찰주가 꽂힌 부재가 하나 얹혀 있으나 본래의 모습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이 석탑은 특히 기단부에서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구조와 표면 장식기법을 모방하고 있다. 이러한 기법은 고려 말에 세워진 경천사지 십층석탑으로부터 계승된 것으로 이 석탑은 고려시대 말기에 새로이 등장한 석탑양식이 조선시대로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한 단면을 보이고 있다 하겠다. 그러나 이 석탑은 이전보다 규모가 줄면서 형식화되고 있어 마지막 단계의 석탑이라고 할 수 있다. 신륵사는 세종대왕릉이 영릉의 이장과 함게 왕명에 따라 영릉을 보살피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하여 성종 3년(1472)에 중창되었으므로 이 석탑의 세워진 시기도 그 무렵으로 추정된다.
(자료출처 : 『문화재대관(보물편·석조1, 개정판)』)
『경기문화재대관-국가지정편』
『여주군 문화유적 지도-지정문화재편』
『(국보·보물) 문화유산을 찾아서-경기도, 인천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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