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신륵사 다층전탑(驪州 神勒寺 多層塼塔)은 보물 제226호로 소재지는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길 73이다.
신륵사의 동남편 바위언덕 위에 세워져 있는 탑이다. 이곳은 한강이 굽어보이고 강 건너 멀리까지 시야가 확 트인 전망 좋은 곳이다. 탑은 예로부터 사찰의 한 가운데에 세워지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절 바깥이나 전망 좋은 언덕, 벼랑 또는 산봉우리 등지에 세워져 부처님의 원력으로 땅의 기운을 보호하려는 기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신륵사 다층전탑은 바로 이러한 의도에서 절 바깥의 강 언덕에 세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강 언덕에 탑을 세웠던 경우는 중국에서도 흔히 있었던 것으로 때로는 뱃길로 강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탑의 존재는 좋은 이정표가 되기도 하였다.
전탑이란 흙으로 구운 벽돌을 쌓아 만든 탑을 말하며 주로 경상북도 안동지역과 영양, 군위, 칠고 및 충청북도 제천, 강원도 정선 등지에 돌을 벽돌처럼 깎아서 세운 모전석탑과 같이 남아있다. 이곳 여주 신륵사에 세워진 전탑은 우리나라의 최북단에 세워진 것이며 경기도에서도 유일한 전탑이다.
이 전탑은 5단의 석단을 두고 그 위에 여러 층의 탑신을 올렸다. 5단의 기단은 화강암으로 만들었으며 맨 밑단은 각 면 한가운데에서 돌출석재를 놓아 탑의 평면이 사방돌출형을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사방돌출형 기단 평면은 중국 송대 건축과 라마탑의 기단에서 유래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탑신부는 벽돌로 6층까지 쌓고 그 위로 다시 몸체 하나를 올려놓아 얼핏 보면 7층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층수가 애매하여 지금까지도 이 탑은 다층전탑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통일신라시대 이후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전탑과 달리 몸체의 지붕이 매우 얇아 전체적인 모습이 매우 이국적이다. 지붕 밑의 층단받침 또한 1~3층은 2단, 4층 이상은 1단이며, 지붕 위도 1층은 4단, 2층 이상은 2단씩의 받침을 두어 특이한 형태이다. 탑 꼭대기에는 병모양의 홀쭉한 상륜부가 장식되어 있는데 역시 이국풍이다.
따라서 이 전탑은 기단, 탑신, 상륜 등 모든 부분의 형태가 전통의 전탑과 달라 중국으로부터 전래한 새로운 양식을 따라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탑을 구성하는 벽돌에도 반달모양의 무늬장식이 있어 역시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이 탑의 북쪽에는 조선시대 후기에 이 탑을 수리할 때 세운 비가 전해오는데 비에 새겨진 글귀를 보면 ‘숭정기원지재병오중추일립(崇情紀元之再丙午仲秋日立)’이라는 연대가 기록되어 있다. 이 해는 조선 영조 2년(1726)을 의미하는데 혹시 이 때 허물어진 것이 다시 세워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금의 탑 형태는 원래 세워질 당시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벽돌에 새겨진 무늬를 보아 이 탑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사방돌출형 기단인, 특이한 탑신과 상륜부재 등의 이국적 양식을 참고한다면 중국문물이 크게 영향을 미치던 고려 말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출처 : 『문화재대관(보물편·석조1, 개정판)』)
『경기문화재대관-국가지정편』
『문화재안내문안집. 2』
『문화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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