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동패리Ⅱ 유적은 파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 서북부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파주시 교하읍 일원에 파주 운정(1)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지표조사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2002년에 연세대학교 박물관에 의해 실시된 지표조사에서 유적·유물산포지는 89곳이 확인되어 2005~2006년 동안 경기문화재연구원에서 45개 지점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시굴조사 결과, 32개 지점에서 구석기시대, 청동기시대~조선시대에 해당하는 다수의 유구와 유물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32개지점에 대하여 1~10차에 걸쳐 단계별로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다.
동패리Ⅱ 유적은 6차 발굴조사로서 39지점과 47지점이 해당하며 구석기시대, 고려~조선시대 유구와 유물이 확인되었다.
구석기시대 유구 및 유물은 47지점에서 확인되었다. 광범위한 제4기 갱신세 퇴적층이 확인되었고, 유물포함층 1개, 유물층 4개를 확인하였다. 유물은 석영, 규암제의 몸돌·격지·찍개·긁개·여러면석기·망치돌 등이 출토되었다.
유적의 중심연대는 약 5~1.5만년 전으로 유적의 최하부 퇴적층에 해당하는 갈색 사질점토층(4유물층)은 아간빙기 초기로 약4.5~5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 지층과 비교될 수 있는 운정지구 일대의 여러 유적에서도 약 5만년 전의 연대측정 결과가 보고되었다. 따라서 최상부 암갈색 점토층의 토양쐐기구조의 형성시기를 1.5~2만년 전으로 가늠할 때, 유적의 퇴적층은 약 5~1.5만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형성되었다. 각 지층에서 확인되는 유물은 수량 및 특성으로 볼 때 4.5~5만년 전(4유물층), 3.5~4만년 전(3유물층), 3만년 전(2유물층), 2만년 전(1유물층) 각기 다른 시기에 인근 구릉에서 이동되어 재퇴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 확인된 구석기유적은 2006년 이후로 조사된 운정(1),(2)지구를 비롯해 인근의 고양시와 김포시 일대의 구석유적과 지층의 퇴적양상, 퇴적층의 연대, 출토 유물의 양상이 비슷하며 이 일대의 유적들은 주먹도끼, 주먹찌르개, 주먹자르개 등 이른 시기의 대표적인 유물이 출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전곡리-남계리-원당리-주월리·가월리-금파리-장산리-당동리 등 임진~한탄강 권역의 유적과 비교해 경기도 북서부의 한강 하류 지역권으로 설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고려~조선시대 유구는 39지점에서 주거지 9기와 묘 26기, 수혈 27기, 소성유구 1기, 탄요 2기 등과 47지점에서는 탄요 2기와 야외노지 1기가 확인되었다.
주거지는 동사면을 따라 넓게 분포하고, 내부시설은 주공과 아궁이가 확인되었으나 장기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취사,난방시설이 부실한 편이다.
유물은 12~13세기로 보여지는 조질청자(녹청자)와 도기편, 분청자·백자·도기편 등이 확인되었다. 이들 주거지는 묘에서 출토된 유물과 비슷한 점에서 묘와 관련되어 한시적으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이 39지점 19호 토광묘에서 동형재주의 사유팔조문경이 출토되었다. 이 거울은 한경이 아니라 (전한말~)후한 초․중기 한경으로 사유팔금경으로 불리기도 원경을 모본으로 하여 만든 방제경이다. 제작방식은 원형을 찍어내어 틀을 만들고 주물사를 부어 만들고 마연하여 완성한 것으로 이같은 한경은 중국 송대이후 광범한 한경에 대한 모방이 유행하면서 제작되어 부장된 것으로 보이며 제작시기는 1300년대 전후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알려진 같은 형태의 거울은 낙랑지역 출토품과 개성지역의 고려고분 출토품을 들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청동거울은 해당유물의 유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유물의 이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으로 생각되며, 동시에 제작지역에 대한 검토와 기왕에 알려진 사유팔조경을 원경(한경)과 방제경 등으로 구분하는 세밀한 관찰과 연구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하는 자료의 출토예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묘는 중복이 거의 없이 북동사면과 중앙부 동사면 2개군으로 나뉘어져 있다. 해발 25~29m 내외의 구릉 정상부와 사면 하단부에 위치하며, 등고선과 직교하고 있다. 내부시설은 편방을 갖춘 것과 갖추지 않은 것으로 구분되며, 유물부장양상은 바닥과 광중, 편방으로 구분되며, 도기병·장군, 백자대접·접시·종지·호·병·장군, 청동합·숟가락 등 대부분 일상용기들이 주를 이루며, 일부 동전과 거울이 부장되기도 하였다. 출토된 유물 중 백자의 경우 16세기 초반에 해당하는 유물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동일 지구내 와동리Ⅰ과 2차(16지점), 문산 당동리 유적 등에서 확인된 자료들과 비교하여 당시 묘제와 사회문화상의 변천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문헌]
경기문화재연구원·한국토지주택공사, 2010, 『파주 동패리Ⅱ 유적』